지나가는 바람 붙들고 태평양 건넌
민들레 홀씨 같은 딸네 식구들
특별히 어린 외손자
로키를 넘어 캐나다 에드몬톤에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서 가을이면 중3이 된다 하였습니다.

이민을 떠나던 10년 전, 유치원도 못 갈 어린 것이
낯설고, 말 안 통하고, 생활이 엉뚱한 곳에서 고생하는 모습이
할애비로 하여금 눈물 흘리게 하더니  멋진 소년으로 자라고 있었습니다.
어머니 민들레도 이민 10년에 신앙생활 잘 하면서
직장에서 자리를 든든하게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아들도 캐나다에서 한국인 2세와 결혼을 했고, 남매를 낳아서
초등학생으로 잘 성장했습니다. 한국 말이 서툴지만 예쁘고 착한 손주들입니다.
아들이나 딸의 가족 모두 하나님이 베푸시는 큰 은혜와 복을 누리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6월, 캐나다 가서 2개월 함께 지내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요.

사실은 아이들만 아닙니다.
이 나이 되도록 함께 했던 모든 분들이 민들레 홀씨처럼 떠났습니다.
내가 들어 앉으니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겠지요.
목회하며 교회 생활에서 함께 했던 교인들,
은퇴하고 학교에서 강사로 가르쳤던 제자들,
가까운 이웃들도 다 떠나는 것이 훨훨 떠나버린 민들레 홀씨였습니다.
그런 허전함, 그리고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는 홀가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써 두었던 원고를 모아 정리해서 기쁜 마음으로 제2시집을 냈습니다.

저의 개인 삶이고, 우리 가족 이야기이고, 믿음의 형제들과 교회 이야기입니다.
제가 촬영했던 사진들을 배경으로 넣어서 자연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게 했습니다.
익숙한 일들이지만 짧은 글로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 시집으로 엮었습니다.
함께 은혜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8년 8월이 다 가고 9월 첫날  황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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