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산교회 자발적 전도모임 아름다운 발걸음

대구 동산교회 두발로전도대원들이 9월 5일 올해 마지막 팥빙수 전도를 하며 복음을 전하고 한 곳에 모여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복음을 들고 산을 넘는 자들의 발길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대구 동산교회(박영찬 목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길을 가진 전도대가 있다. 이름 하여 ‘두발로전도대’.

어느 교회든 수많은 전도대가 다양한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두발로전도대라고 특별한 것이 있을까. 결론은 “있다!”

두발로전도대의 특징을 논하기에 앞서 활동상을 먼저 살펴보자. 두발로전도대의 활동무대는 대구지하철 신천역 2번 출구이다. 이곳을 찜한 이유를 보면 치밀한 전략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지, 전도활동으로 통행에 불편함이 없는지, 특히 인근 업체에 폐를 끼치지 않는지 등등. 여러 곳을 물색하고 전도해 본 결과, 이곳은 아파트단지와 대학교 방면으로, 시간당 100~200명이 지나가기에 전도하는 시간만큼은 황금어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두발로전도대는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여름기간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활동한다.

여름기간에는 팥빙수를, 그 외 기간에는 호떡을 전도의 접촉점으로 삼고 있다. 인도 한 켠에 파라솔과 의자를 설치하는 것이나, 팥빙수나 호떡을 제공하는 것 역시 치밀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실제 초창기에 식혜나 커피를 제공했는데, 음식을 받아들고는 그냥 지나쳐버려 복음을 전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에 두발로전도대는 행인들이 머물러 먹고 갈수 있도록 고도의 전략으로 품목과 자리를 정했던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두발로전도대가 특별한 이유를 찾아보자. 우선 ‘자생’ 전도대라는 점이다. 지난 2013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두발로전도대는 동산교회 소속 교인들로 구성되어 있으나, 교회의 전도 프로그램 차원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100퍼센트 자생적으로 생겨난 전도대다.

이에 대해 두발로전도대원인 정상규 전도인은 “주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습니다. 늘 베푸는 선한 행실에 감동을 받는 것 같아요. 전도하면 거룩한 부담감을 갖는데 나이 드신 분들이 기쁘게 전도에 앞장서니 감사할 따름이지요”라고 말한다.

둘째로, ‘자비량’으로 운영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두발로전도대 창립멤버인 고동수 원로장로와 선임 장로인 장만현 장로, 개인택시를 하는 박주식 안수집사는 자신들의 재능과 재정이 전도에 쓰임받기를 원했다. 이에 기계와 재료비, 운영비 등을 자비량으로 충당해 활동하고 있다.

창립멤버 고동수 원로장로의 말이다. “은퇴하고 나면 교회와 목회에 도움을 줄 방법에 대해 고민한 끝에 전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에 마음을 같이 하는 분들이 계서 쉽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막상 전도해보니 보람도 있고, 또 다른 은혜를 받아서 감사합니다.”

셋째로, 두발로전도대 구성원을 보면 더욱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두발로전도대에는 10명 정도가 고정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평균 13명이 헌신하고 있다. 그런데 참여자 대다수가 70세가 넘은 은퇴자들이거나, 은퇴를 앞둔 분들이다. 은퇴자 중심으로 구성된 전도대가 의외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도 받는 자들에게는 감동으로, 교회적으로는 전도에 대한 도전을 주고 있는 것이다.

장만현 장로는 “500원도 안 되는 호떡과 빙수가 복음의 열매로 오는 것이 감사입니다. 낙심자들이 전도대의 모습을 보고 신앙을 회복하고, 주중 전도에 참여하지 못하는 성도들이 나와 동참하는 등 여러 모양으로 보람과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두발로전도대의 발길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가장 강력한 증거 하나를 대자면, 역대 최고로 더웠던 올 여름이다. 더욱이 두발로전도대가 활동하는 곳은 다름 아닌 ‘대프리카’가 아니던가. 그저 밖에 서있는 것조차도 견딜 수 없는 찜통더위에도 불구하고 나이든 전도대원들은 꿋꿋이 전도활동을 펼쳤다.

두발로전도대의 이같은 헌신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다른 어떤 전도대 이상의 열매를 거두고 있다. 2년 전에는 무려 26명이나 교회등록으로 연결시켰으며, 두발로전도대의 전도를 받아 현재 잘 정착해 훈련받는 성도들도 제법 있다.

동산교회 박영찬 목사는 “두발로전도대를 통해 오히려 젊은층들이 교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하고 교회에 실제 등록하는 열매가 있어 목회자로서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교회 전반에 전도에 대한 동기부여와 전도의 장을 마련해 주기에 목회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평가했다.

맹렬한 더위에도 멈추지 않았던 두발로전도대의 전도의 걸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길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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